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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여행

[담양 여행] 사각 사각 댓잎 소리 들려오면!



'마을이 있으면 대나무가 있고, 대나무가 있으면 마을이 있다.' 하여 죽향(竹鄕)이라 불리는 동네. 기름진 들판과 순하게 흐르는 영산강이 앉은 땅 담양에서, 다사다난 했던 몸과 마음을 다독이자고요! 대나무로 빈틈없이 들어찬 대숲, 그 자체로 푸근하고 청아합니다.








치유하는 초록 대숲


전남 담양을 첫 번째로 보여주는 곳은 역시 대나무입니다! 그만큼 대나무를 느껴보지 않고는 담양을 이야기하기 서운하죠. 그 중 죽녹원은 대나무의 멋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담양의 대표명소입니다. 16만 평방미터나 되는 거대한 대나무 숲은 2km의 산책로로 잘 정비돼 있습니다. 산책로 이름이 재미있는데,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사색의 길 등 8가지 테마로 죽녹원 입구부터 길이 나 있습니다. 푸른 대나무로 들어찬 신록의 품, 산새 지저귀는 소리, 댓잎 이는 소리와 함께 자연이 만드는 향연이 사람을 편안하게 이완해줍니다. 빽빽이 찬 대나무 사이로 세심한 시선을 보내보세요! 쑥쑥 고개를 내미는 죽순을 발견하는 재미 또한 크거든요. 피톤치드 가득한 공기를 충분히 마셨다면, 출입구 전망대에서 담양을 내려다 보세요! 전망대에서는 담양천을 비롯해 300살이 넘은 고목들과 담양의 명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가장 맑은 대숲은 여름에 있습니다!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여름의 죽녹원은 가장 밝고 신선하답니다. 조금 더 아래 쪽, 누정이 몰려 있는 고서면 쪽으로 가는 길엔 대나무 박물관이 있습니다.


풍광이 수려하면 어김없이 정자가 들어서 있습니다. 특히 담양은 송순, 정철 등 당대의 문장가들이 자연을 벗 삼은 정자를 무대로, 예술 활동을 펼치던 가사문학의 본고장이기도 하답니다. 면앙정·식영정·송강정 등 조선시대에 지어진 수많은 누정들이 그때 그 시간을 지키고 서 있습니다. 조선시대 지식인의 체취가 짙게 스민 이 곳은 송강 정철이 노래한 '사미인곡'의 무대가 되었고 '속미인곡'의 산실이 되었습니다. 누정에 걸터앉아 그 옛날 낙향한 선비의 노래를 읊어보세요! 죽녹원 안에 있는 죽향문화체험마을에서 누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지지 않는 푸르름


선비의 기상처럼 쭉쭉 뻗어 오른 것은 대나무뿐만이 아닙니다! 광주-담양을 잇는 국도 양편에 줄지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치 숲 터널을 연상하게 하는 이 길은 전국 제일의 가로수길입니다. 나무들이 뿜어내는 맑고 깨끗한 공기가 풍부해 휴양과 삼림욕으로도 일품이랍니다. 여름이면 가로수가 풍성하게 우거지고 겨울에는 눈이 아름답게 쌓이는 등 계절별로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아 여느 휴가지처럼 유난하지도 않고 한적하지도 않습니다. 이보다 한적한 곳을 찾는다면 길 건너 또 다른 숲길, 관방제림으로 들어가보세요! 영산강 상류 물길을 다스리기 위해 만든 숲으로 3, 4백 년 수령의 느티나무, 팽나무 등이 가득 식재돼 있어 숲 기운을 느끼며 느긋이 걷기 좋은 명소입니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관방제림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담양 오방길 제1코스로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느려서 여유롭고, 그래서 행복한


죽녹원이 있는 담양 시내에서 국도를 타고 광주 방면으로 내려가다 보면, 아담한 한옥마을 하나가 고개를 내밉니다. 담양군 창평면의 삼지내 마을이예요! 2007년 국제슬로시티 연맹에 의해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된, 말 그대로 느린 동네랍니다. 광주의 진산 무등산 아래 아늑하게 앉은 삼지내 마을은 예부터 산 좋고 물이 풍부해 양반들이 모여 살던 동네입니다. 옛집과 돌담이 전통 방식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굽이굽이 돌아가는 흙돌담길이 객을 반깁니다! 3.6km 즈음 이어지는 돌담길은 모양 진 돌과 흙으로 세워져 세월의 흔적까지 보여줍니다. 돌담 위엔 담쟁이 넝쿨이 얼기설기 제멋대로 타고 있어 운치를 더합니다. 단정하게 휘감긴 돌담길을 걷다 보면 옛집들이 하나 둘씩 나타납니다. 마을을 아기자기하게 색칠한 벽화, 시간을 켜켜이 쌓은 기와 담장과 그 너머 고택, 그리고 돌돌 흐르는 실개천까지. 느릿느릿 걷기 딱 좋아요! 자녀와 함께라면 삼지내 마을의 '슬로시티 달팽이 시장'에 들러보세요! 매월 두 번째 토요일에 열리는 달팽이 시장에서 전통 문화와 슬로푸드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과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어 도시 여행객의 입과 눈을 사로잡고 있답니다. 돌담집과 한옥 민박집 외에도 생활 공방, 산야초 효소, 종부의 다실, 약초 밥상 등 형형색색 문패가 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도시에서 지친 누군가에겐 휴식이 되고, 예술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겐 영감이 되는 마을이네요!







담양 시내 아래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대나무들. 이 생명이 아무리 자라도 쓰러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마디에 있습니다. 쉼과 여유를 잃지 않은 마디가 있었기에, 성장통을 한 결로 감내한 시간이 있었기에, 대나무는 그렇게 크고 곧게 솟아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높은 곳만 바라보고 달려온 우리 삶에도 마디와 쉼이 필요하다는 것을, 담양에 가면 돌아보게 됩니다.





담양의 숨은 먹거리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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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조선 중종 때 선비인 양산보가 은사인 조광조의 죽음으로, 출세의 뜻을 버리고 자연 속에 숨어살기 위해 꾸민 원림, 별서정원입니다. 경관의 아름다움이 탁월한 남도 문화유산의 보배랍니다! 전체 면적이 1,400여 평으로 긴 담장이 걸쳐 있고 대봉대와 광풍각 그리고 제월당이 남아있습니다. 대나무와 매화, 동백, 배롱, 치자, 살구나무 등이 식재돼 있어 조경수목으로 유명합니다.



주소: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123

문의: 061-382-1071

진우네 국수


시원하고 칼칼한 멸치국수와 전라도 특유 양념 맛이 살아있는 비빔국수가 있습니다! 퉁퉁한 중면을 삶아내 한 그릇이면 허기가 싹! 국수만을 먹는 사람은 별로 없고 대부분 약계란을 곁들여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시더라고요. 허름한 평상에 앉아 먹는 분위기도 곁들어 있습니다. 죽녹원 입구에서 향교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국수거리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주소: 전남 담양군 담양읍 객사리 211-34

문의: 061-381-5344

창평시장 국밥


창평 슬로시티의 대표적 슬로푸드 국밥입니다! 예부터 창평 5일장 장날이면 상인들과 외지에서 창평 국밥집을 줄지어 찾았다는 음식이랍니다. 가마솥에 끓인 사골국을 뚝배기에 담아내 국물이 맑고 담백합니다. 시원한 맛이 좋기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창평장터에 돼지국밥집들이 즐비한데, 그 중 3대를 내려온다는 '창평시장 국밥'이 원조로 꼽힌다고 합니다.


주소: 전남 담양군 창평면 창평리 209-8

문의: 061-383-4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