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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트렌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






그는 아이작 뉴튼 이후 가장 유명한 사과를 가진 남자.

그의 스케일은 전지구적이 아니라 우주랄까.

그답게 그의 모토는 우주를 놀라게 하자Make a Dent in the Universe”

진중권은 그를 향해

그의 기조연설은 IT대중에게 예수의 산상수훈,

신제품은 IT 시대의 복음이어라

외쳤다.

그렇다. 그는 스티븐 잡스다.

 

그는 스포트라이트 앞에 설 수밖에 없었다.

항상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1955 2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아기의 법적 양육권을 포기했고

폴과 클라라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다시 버려지고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 그는 어떻게든 자신을 부각시켜야 했다.

명석한 그는 과잉행동장애를 갖게 되었다.

혼자만이 돋보이길 원하다보니 독불장군이 되고 자연스레 외톨이가 되었다.


그의 이런 성향은 얻게도 하고 잃게도 했다.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해결책이 아니었는데도 그는 앞에 나와 이야기 한다.

누군가 새로운 생각을 말한다면 그는 어리석은 생각이라 일축한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마치 자기 것인 듯 다시 제안한다.


이전에도 MP3 플레이어는 있었다.

어떤 이가 아이팟을 두고 ‘Idiots Price Our Device(멍청한 놈들이 가격을 매긴 물건)’하던 말이

더 일리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아이팟 이후로 MP3 파일로 음악을 듣는 문화가 창조되었다.

 

 

그를 예술가 CEO라 불리게 해 준 픽사는 원래 조지루카스가 가지고 있던 회사였다.

조지루카스는 이혼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픽사를 그에게 넘긴다.

그는 실사영화의 특수효과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별다를 것 없는 아이디어

 

 

세계최초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만들어낸다.

3D 애니메이션으로는 동물인형이나 물고기(니모를 찾아서)나 구현할 수 있지

인간 캐릭터는 불가능하다 했지만

 

그는 만든다. 인간 캐릭터만 등장하는 인크레더블.



그는 함께 일해온 동료들을 애플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애플 주식 공개 상장에서 배제할 정도로 편협했고

화이트보드를 가로챘다는 이유로

픽사의 공동창없자에게 소리지르면 화내는 유치한 독설가이며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사기를 치기도 하고

잘나가는 사람들에 대해 험담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그의 맥 월드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노라면

그가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지독히 노력하는 애송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여자는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길 거리를 지나다니기만 해도 모든 시선은 자신에게 쏟아졌다.

 

누군가는 말 했다.

예쁘니까 나중에 크면 미스코리아에 나가면 되겠다고

 

그녀는 미인대회에 나갔었고

텔레비전 화면에서 더 큰 화면인 스크린을 채웠다.

 

그 화면 속에는 그녀만큼 그녀보다 예쁜 여자들이 많았다.

사람들은 다른 예쁜 여자들로 시선을 자주 돌렸다.

 

그녀는 다시 조명을 자기 머리 위로 돌려놓고 싶었다.

 

내키지 않는 화보도 찍어보고

노래도 불러보았다.

 

그러나 조명은 이미 다른 이의 머리 위에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이제 그만 아프고 그만 울고 싶어세상에선 돈보다 중요한 건 많아내가 성공하면 모든 건 해결되지만…”

 

미니홈피에 그녀가 남긴 말이다.



825일 오전 42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자택

침입의 흔적은 없었다.

사인은 질식사. 그녀가 목을 맨 것을 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녀의 옆에 남아 있던 메모는 죽고 싶다’.

 

그렇게 여름날이 가고

원치 않은 가을이 온 10월의 어느 날

그녀의 이름이 검색어에 올랐다.

 

한채원

그녀의 죽음까지도 우리는 한참이 지난 후 비로소 알게 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

 

내 머리 위로 켜진 그 조명이 꺼질까봐 불안해했던 것은 똑같은
그와 그녀

그것을 감당해내는 것은 자기만의 몫이라는 사실이 서글프다.

스포트라이트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밝은 빛 뿐만 아니라
서로의 눈동자에서 내어 보는 레이저 조명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비트겐슈타인처럼
나를 바라보는 누군가의 시선으로 내가 존재한다
생각했으면 좋았으려만.

부디 따뜻한 시선의 스포트라이트가 있는 곳에서 행복하시길.

두 분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