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이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됨으로써 대한민국은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일본에 이어 동계 및 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스포츠 4대 이벤트를 모두 여는 5번째 나라가 됐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하면 이제는 대부분 김연아를 떠올리곤 합니다.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에 가장 큰 주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누리꾼들이 그녀의 PT에 감탄하고 감동했습니다. 피겨의 불모지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이 피겨여왕을 낳고 이 피겨여왕이 동계올림픽을 대한민국으로 끌어왔다는 것은 정말 영화같은 일입니다.
김연아는 영어 PT에선 어렸을 적 꿈과 이 꿈을 지원했던 정부의 'Drive the dream'이란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자신이 있었다고 호소해왔지만 사실 정부에서 피겨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 그 전에는 거의 없었다는 것은 기정 사실입니다. 하지만 김연아는 빙상장 하나 없는 대한민국에, 동계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주고 수많은 피겨꿈나무들을 지원하고, 스스로 전용빙상장을 짓는 것도 모잘라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했습니다. 이정도면 정말 대한민국 국보소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그녀의 삶과 함께 '평창'하니 떠오르는게 또하나 있습니다. 바로 2009년도에 엄청난 흥행을 했던 영화 '국가대표'입니다. 국가대표하면 다들 떠올리는 이미지가 비슷하리라 봅니다. 스키가 슬로프를 휘가르는 소리와 함께 영화 주인공들이 점프할 때 울려 퍼리는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란 가사로 이뤄진 러브홀릭의 'Butterfly'는 영화 국가대표의 대표적인 명장면입니다.
세번의 도전끝에 이뤄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이 영화 속 국가대표의 인물들과 참 닮았습니다. 실화를 모태로 한 영화였기 때문에 더더욱 가슴이 와닿은 게 아닐까 싶은데요. 평창이 삼수해서 성공하기까지의 스토리와 영화 국가대표를 한번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도전: 2010년 동계올림픽, 3표차로 벤쿠버에게
8년전 지금, 그러니깐 2003년 7월에 열렸던 IOC 총회에서 최종 후보도시는 대한민국의 평창, 캐나다의 벤쿠버,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였습니다. 하지만 이들 셋 중 잘츠부르크는 사실상 유치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었기에 많은 전문가들은 평창과 벤쿠버의 양자대결을 예측했습니다.
그 결과 예상치 못하게 평창이 1차 투표에서 51표(벤쿠버: 40표, 잘츠부르크: 16표)를 얻게 되면서 1위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51표이지만 과반수를 넘지못해 잘츠부르크를 제외하고 2차 투표를 실시하게 됩니다. 이 때 중요했던 것은 잘츠부르크를 향했던 표심이 평창으로 가느냐, 벤쿠버를 가느냐 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잘츠부르크의 표 중 겨우 2표만 평창으로 왔고 나머지 모든 표를 벤쿠버가 흡수해 평창 53표, 벤쿠버 56표로 최종적으로 2010년 동계올림픽은 벤쿠버에서 열리게 됩니다.
이 때 실패요인을 영화 국가대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영화 국가대표에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급조된 배경이 바로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구실이었습니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부랴부랴 스키점프의 개념도 모르는 사람들로 팀을 구성은 했는데 관심과 지원이 부족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변변한 연습장도 없이 점프대 공사장을 전전하면서 제대로 된 보호장구나 점프복도 없이 오토바이 헬멧, 공사장 안전모 등만을 쓰고 맨몸으로 훈련에 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복이네 고깃집 앞 마당에서의 지상 훈련을 시작으로 나무 꼭대기에 줄로 매다는 공중 곡예, 시속 90km의 승합차 위에 스키 점프 자세로 고정되어 달리는 위험천만한 질주, 폐(閉)놀이공원 후룸 라이드를 점프대로 개조해 목숨 걸고 뛰어내리기 등의 무대포 트레이닝을 감행하는데요. 영화에서는 다소 과장이 섞여 우스꽝스럽게 묘사를 했지만 당시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팀만 급조한 채 인프라 하나 제대로 구축해주지 못하는 현실이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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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지금과 달리 그땐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너무 적었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축제를 유치하려는 강원도민들과는 달리
국민들은 그저 강원도의 축제란 인식으로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영화 국가대표처럼 겨울종목협회의 지원과 인프라가 너무 미비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더욱 슬픈 것은 동계올림픽 유치가 실패하자마자 이 영화 속 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역시 해체위기를 맞았다는 겁니다. 필요에 의해 급조되고 해체되는 동계 스포츠의 열악한 환경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던 장면입니다.
두번째 도전: 4표차로 러시아 '소치'에 넘겨주다.
첫번째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이대로 포기할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의지의 한국이란 말이 있듯이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에 또다시 후보에 오릅니다. 이번 경쟁 상대는 앞에서 경쟁을 벌였던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업은 러시아의 소치 였습니다. 사실상, 2014년 올림픽 유치의 경우에는 평창의 승리를 많이 점을 쳐왔습니다.
당시 현지실사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고 프레젠테이션도 훌륭했죠. 그 유명한 유럽도박사들도 평창이 사실상 승리할 것이라 예측했고 수많은 외신들은 이를 보도함으로써 평창의 승리가 거의 확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연유인지, 1차 투표에서 36표(소치:34표)로 근소히 앞서가 2차 투표로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엔 47:51표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이쯤이면 평창 역시 힘이 빠질 법합니다. 두번의 좌절을 겪으면서 산전수전을 다 껶었던 평창은 세번째 도전을 선언하게 된거죠.
영화 속 국가대표 선수들은 무대포 트레이닝을 통해 점점 선수로서 발돋움하게 되고 하늘을 날고싶단 꿈을 가지게 됩니다. 동계 아시안 게임이나 유니버시아드에서 생각외로 좋은 성적을 받으면서 점차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되는데요. 엉겁결에 나가노 동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게 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나름 금의환향하며 올림픽 진출의 꿈에 부풀지만 결국엔 좌절하게 됩니다. 마치 2014년 동계올림픽을 위해 노력했던 평창처럼 말입니다.
세번째, "Yes, 평창!"
이번에는 예전의 평창이 아닙니다. 전국민들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했고 대통령도 이를 위해 힘껏 노력하게 됩니다. 특히 빙상의 여왕인 김연아가 PT발표를 하게 된 것 역시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됐습니다. 사실 독일 뮌헨에선 이에 대응하려는 듯 원조 피겨요정을 내세워 PT 발표를 했지만 진부하고 식상하단 느낌만 제대로 어필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김연아의 발표는 마치 피겨할 때의 연기를 하듯이 그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시켰던 것이죠.
IOC와 국제 스포츠계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독창적인 올림픽 무브먼트를 실현하고 세계 동계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하는 열정을 담은 "New horizons(새로운 지평)"이란 새로운 평창 슬로건처럼 마침내 평창은 해냈습니다.
3수끝에 2차 투표까지 가지도 않고 1차 투표에서 63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뮌헨:25표, 안시: 7표) 선정된 것입니다.
그들 스스로의 최고의 에너지를 끌어내 하늘을 날아올랐던 영화 국가대표 속 인물들 처럼 말입니다.
2018년, 그곳에서의 동계올림픽을 기대해봅니다.
선정이 됐다지만 사실상 시작은 이제부터입니다. 세계적인 행사인만큼 그 준비가 얼마나 이뤄졌나에 따라 세계 속에서 망신을 당하느냐, 찬사를 받느냐가 갈리게 되는 겁니다. 아시아에서 땅덩어리는 작지만 호랑이처럼 미친 존재감을 뿜어내는 대한민국에 세계의 관심을 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2018년, 평창의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인들이 "Yes, pyeongchang! Yes, Korea!"라고 외치는 그 날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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