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19금이란 단어에 두근대지 않음을 느꼈을 때 왠지 모르게 '나도 이제 늙었다'란 생각으로
괜히 슬퍼졌던 적이 있습니다. 예전엔 19금하면 감추기에 급급했지만 요새는 19금 영화 혹은 연극이 개봉했다고 하면
"올~ 재밌겠는데~"란 기대로 들어가 "뭐야, 저게 왜 19금이야?"란 실망으로 나오게 됩니다.
자자, 저도 19금 연극은 예전에 '그자식 사랑했네'란 연극을 본 이후로 처음이었는데요.
제가 오늘 소개시켜드릴 연극은 좌충우돌 원나잇을 코믹하게 그려낸 연극 <극적인 하룻밤>입니다.
므훗~ 자자, 19금 연극입니다요. 여러분, 집중의 박수를...아니 밑줄 쫙! 별표 땡땡!
연극명: 극적인 하룻밤
기간: 2011.07.16~2011.10.16
장소: 아트원씨어터 2관
출연: 최대훈, 김태향, 김재범, 성두섭, 최지호, 최성원, 민준호(정훈 역)
이영윤, 박민정, 손수정, 이애린, 박란주, 최주리 (시후 역)
관람등급: 만 19세 이상
관람시간: 100분
연극 <극적인 하룻밤>에는 단 2명만 나옵니다. 남자주인공인 정훈과 여자주인공인 시후인데요.
대신 날마다 캐스팅이 다 다르니 그때 그때 보는 재미가 다 있답니다. 특히 최지호 씨 경우는 모델 출신으로 수많은 여성분들이 그의 몸을 보고 코피를 퐝~쏟는다고 합니다.
남자는 총 7캐스팅, 여자는 6캐스팅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전 이날 최대훈♡박란주 캐스팅의 연극을 보았습니다. 특히 이 남자주인공 정말 볼매입니다. 본 사람은 알거에요.
대애애애애애애박~ 그의 웃는 모습에 사르르 녹아버렸습니다.
자자, 일단 잠시 가는 길 좀 투척할게요.
길치인 저 역시 한방에 찾아간 이 곳은!! 혜화역 2번출구로 나와서 마로니에 공원 옆 골목길로 쭈우우욱 걷다가 오른편으로 쭈우우욱 가면 있답니다. 건물이 커서 잘보일겁니다!
아트원 씨어터 건물에 들어가면 요로코럼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야되요. 극적인 하룻밤은 2관입니다.
이렇게 표를 끊고 들어갑니다~ 앞에서 둘째줄에 앉았습니다!
대략의 무대의 정경입니다. 제목이 극적인 하룻밤이랬죠? '주인공 남자의 자취방'이 곧 메인 무대 배경입니다.
극적인 하룻밤의 대략적인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하는 옛여인과 자신의 친한 형 결혼식에 온 정훈은 뷔페를 먹다가 슬픔에 잠긴 여자를 만납니다. 아니, 처음엔 그렇게 우울해하다가 그 여자가 다짜고짜 정훈에게 "저 기억 안나요?" 하면서 다짜고짜 자보자고 조르는데요. 정훈은 이 황당한 상황에 미쳤냐며 어이없어하지만 결국 둘은 술을 진탕 먹게 됩니다.
그럼 대략 예상가시나요? 그렇습니다.
그들은 정말 극적인 하룻밤을 보냅니다. 그 하룻밤을 보내고 난 후의 에피소드가 메인 이야기에요.
여기서 명심해야할 것은 이 연극은 '야한 것'보단 '코믹'에 초점을 둔 연극입니다. 그러니깐 소재가 19금인데 이것을 코믹으로 풀어냈다는 거죠. (그렇다고 안 야하다는게 아니에요~ 섹시코미디라고 해야할까)
그래도 초반에 민망한 장면은 꽤 나오니 너무 실망하지 마시구요. 특히 남자주인공은 옷을 입은 것보다 벗고 있는 시간이 훠어얼씬 많습니다. 참고로 남자주인공 몸 좋아요.
커플끼리 이 연극을 관람하러 간다면, 혹시 몸이 안좋아서 컴플렉스를 느끼는 남자라면 다시 한번 고민해보시길.
마치 영화 <아저씨>를 보고난 후 자신을 보는 여자친구의 시선과 비슷할 겁니다. 한때 오징어괴물 제조기란 우스꽝스런 말도 있었죠잉~
이 연극의 백미는 연극 초입부의 '관계'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행동들입니다. 연극에서 적나라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을 코믹하게 간접적으로 표현을 하는데요.
책상을 옮기고, 노트북을 열고, 책상을 구석에 밀어 넣고. 일상적으로 하는 단순한 행동임에도 불이 꺼진 상태에서는 오묘하게 들립니다. 듣고 있으면 남녀가 내 뱉는 음란한 행위가 머릿속에 펼쳐진다고 할까요. '소리'만으로 관객들에게 음란한 상상을 요구하는 발칙한 장면입니다.
정말 순수한 사람이라면 그 장면 자체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수도 있어요. 그러니 19금!
이 연극의 정훈은 참 유쾌한 캐릭터입니다. 특히 말장난 개그는 과연 최고봉 수준입니다.
이 때의 개그가 마치 개그콘서트에서 준비된 대본으로 치는 정말 웃기기 위해 작정한 개그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정말 말로 웃기는 사람들 있잖아요. 순간적인 재치가 넘치는? 그런 식으로 말장난인데 떽떽거리던 여주도
말문이 막힐 정도로 희한하게 논리정연하면서 말이 안되서 우스꽝스럽습니다.
마치 UV의 유세윤같다고 할까요? 여자주인공 시후의 말을 장난식으로 되받아치는데 그 순발력과 센스란...!
반면, 여자주인공 시후는 그리 호감가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처음엔 제가 여자이기에 "뭐야, 귀척쩌네 왜저렇게 징징대"
라고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이 연극을 봤던 한 오빠도 그러더라구요. "여자주인공이 너무 찡찡대서 짜증났다"고요.
특히 극의 초입부에 다짜고짜 정훈에게 "하룻밤만 자자"며 떼쓰던 모습은 처음 잠깐 그러는게 아니라 극의 끝까지 가는데
조금은 짜증이 납니다. 아이처럼 떼쓰다가 갑자기 혼자 우울해지고 그러다 다시 웃고...이건 뭐 조울증이 아닌가 싶을정도로 독특한 캐릭터였습니다.
떽떽거리기만 할 줄 알 것 같던 여자는 갑자기 흐느낍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잊으려고 그녀는 남자에게 '하룻밤을 자자고' 졸랐던 것입니다.
“그 사람의 흔적을 지우고 싶었어. 그 사람 냄새. 그 사람 손길. 그 사람 숨길. 그 사람과 했던 모든 기억을 다 잊고 싶었어. 이렇게 하면 지워질 줄 알았어”
남자도 이 여자와 별다를바 없는 처지입니다. 사랑하던 여자가 딴 남자와 결혼해버렸으니깐 말입니다. 하지만 남자는 모든 것을 애써 부정하고 회피하려 합니다. 오히려 자신을 버렸지만 과거 애인을 아예 원망하지 못하는 시후에게 "야, 그 새끼 이름 부르고 욕한번 제대로 싸질러봐. 따라해봐. 개 XX야! " 라고 시키죠. 그러곤 끝내 '남자는 자존심'이라며 슬픔을 그저 욕지거리로 해소하고 맙니다.
서로 비슷한 처지인 이 두사람은 마음속으로 서로 '사랑'을 느끼지만 확신을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남자는 그 자존심으로 여자에게 하나를 제안하죠.
이건 연극을 보셔요~ 제가 다 알려주면 재미없잖아요~
만남도 해프닝이지만 헤어짐도 해프닝처럼 이뤄집니다. 정말 말그대로 '극적인 하룻밤'인 셈이죠.
유쾌하고 섹시한, <극적인 하룻밤>. 그저 야하기만 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 연인들과 함께 보면 좋을 연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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