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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문화

[추천뮤지컬/종로5가] 스프링 어웨이크닝 - 10대들의 숨기고 싶은 금기(禁氣)를 거침없이 까발리다.

안녕하셔요. 6ix Sense의 마야입니다.
요새 공연볼 일이 참 많아서 행복합니다. 특히 이번에 본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명성이 하도 자자하길래 도대체 왜왜왜? 하다가 보게 됐습니다.


 스프링어웨이크닝은 락뮤지컬로 이름나있습니다. 특히 1906년에 독일에서 초연된 역사깊은 연극이기도 하죠!
화제의 파격적인 장면!으로도 입소문 타고 있기도 합니다. 왜 사람들이 보다가 숨이 멎는다란 표현을 쓰는가 했는데 저도 그 장면을 보는 순간 헉하고 숨을 멈추게 되더라구요.




흔히 뮤지컬,연극의 메카는 대학로라고 하죠? 하지만 스프링어웨이크닝은 종로5가에 위치한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답니다. 
두산아트센터는 종로5가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아래와 같은 골목이 나와요.
저기 나무가 무성한 곳? 보이죠잉? 저기가 두산아트센터입니다!
 


개인적으로 길치라서 대학로 연극보러갈 때면 항상 극장 찾느라 헤매는데 두산아트센터는 출구에서 2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 였기 때문에 한방에 뿅!

아래처럼 깔끔한 건물이 나옵니다.
스프링어웨이크닝은 본 건물 지하1층인 연강홀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두둥! 티켓박스에서 티켓팅을 끝냈습니다. 원래 S석인데 R석으로 업그레이드 해주셨어요. 기분짱짱!
대공연장이기에 S석은 2층, R석은 1층이랍니다. 저는 1층 우측에 2번째줄에 앉았습니다. 배우들의 숨소리마저 들을 수 있었던 이곳!
행복하요.
특이하게 무대는 무대석이라고 따로 마련된 자리가 있었어요. 무대 위에 배우들이 앉아있는 곳에 관객들이 앉아있는거죠! 거기 앉으신분들 참 부럽던데! 배우들이 바로 옆에서 노래하고!


표와 함께 준 종이는 관람팁입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아무래도 파격적인 장면이 포함되어있다보니 다른 공연보다 전자기기 반입에대해 엄격히 제제하고 있습니다. 디카 같은 전자기기는 일체 반입이 안되고 한쪽에 별도로 마련된 아래와 같은 물품보관함에 맡겨야 합니다. 물론 꽁짜에요. 100원넣고 100원 반납되는.
휴대폰은 반입이 되지만 무대 사전촬영, 커튼콜 촬영 역시 일체 금지됩니다. 무대에도 저작권이 있기 때문이죠!

 


티켓팅을 하고 여유시간이 남아 잠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두산아트센터 내에는 곳곳에 빨간 조각상이 있습니다. 거대한 아래와 같은 빨간 조각상 부터 붉은돼지 조각상까지.
음, 가끔가다 좀 민망한 조각상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쒼났던 건 밟으면 소리나는 피아노! 친구랑 함께 우리 젓가락 행진곡 쳐볼까? 하고 드립쳤던 피아노입니다.

꽤 신기했어요. 빨리 걸어가보기도 하고~


그리고 7시 40분! 입장시간이 되서 공연장에 들어갔습니다. 역시 대공연장은 뭔가 달라도 다릅니다. 무대부터 퀄러티가 좔좔.
음향이 최고였어요. 정말!! 이래서 대공연장 뮤지컬에 오는구나 싶을정도. 마치 예술의 전당의 그것 부럽지 않았습니다.
 
스프링어웨이크닝의 메인 주역들은 원캐스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좌로부터 멜키어 역할의 윤현민, 벤들라 역할의 송상은, 모리츠 역할의 정동화)


스프링 어웨이크닝 - 10대들의 숨기고 싶은 사춘기를 표출하다.

10대라면 누구나 사춘기를 겪습니다. 성(性)적인 호기심과 학업에 대한 고민 등에 대해 누구나 격정적인 시기를 겪기 마련이죠.
특히 성에 대한 고민은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아직까진 '그저 참아라' 혹은 '어린 것들이...'하면서 억압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10대들은 계속 해서 일어나는 격정적인 시기에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왜이러지, 혹시 내가 지금 죄짓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이러한 10대들의 모습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1900년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해 초연했던 독일 뮤지컬에 지금까지도 우리가 공감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끊임없는 학업을 강조합니다. 낙제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들. 학교에서 가르쳐준대로만 해!
절대 그 이상의 학생들의 의견은 허용되지 않는 곳입니다. 게다가 낙제된 자 = 실패자 로 낙인찍히게 되죠. 10대의 격정적인 시기 때문에 학업에 혼선을 겪는 모리츠, 낙제가 될 것인가 말것인가 그는 초조해합니다. 그는 결국 극단적인 방법으로 비극을 초래합니다. 

 


크게보면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0대들의 금기, 아니 '어른들이 만들어낸' 이란 수식어를 덧붙어 사회가 요구하는 10대들의 금기를 발칙하게 드러내놓습니다. 
10대들의 임신, 자위, 동성애, 자살 폭력 등을 각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로 다 드러냅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불량한 비행청소년인 것은 아닙니다.
 


평범한 10대고, 심지어 여자들의 경우엔 꺄르르 거리며 꽃놀이 하고 "어머니, 이제 저도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 지 알고 싶어요"하고 진심으로 물어볼만큼 순진한 영혼으로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에 임신에 어머니가 질책을 하자 여주인공의 "왜 진작 가르쳐 주지 않았어요!!"하고 절규하는 모습에서 페이소스가 더욱 느껴집니다.


스프링어웨이크닝은 X같은 세상에 시원하게 한바탕 욕을 쏴질러줍니다. 가장 메인인 노래는 X발, X같은 세상, X먹어 등등의 가사로 이루어지고 있죠. 하지만 그 욕이 불편하다기 보단,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은 저 역시 10대를 겪어왔기 때문에 그런것일까요?

청소년들의 성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그들을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는 기성세대의 오류를 거침없는 록으로써 전면 비판하는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참으로 도발적입니다.


실제로 스프링어웨이크닝은 1900년대에 초연을 하고 공연이 금지됐던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2006년 스티븐 세이터와 던컨 쉭에 의해 뮤지컬로 탄생이 됐는데요. 내용에서 10대들이 억압된 것처럼 스프링 어웨이크닝도 사회에 의해 억압된 우여곡절을 겪게 된 후에야 사람들 앞에 나오게 된 셈입니다.

내용은 불편하지만 음악은 작품의 한 부분을 넘어 음악 자체만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비트의 록음악입니다. 던컨 쉭의 강렬한 비트와 크로스 오버적인 얼터너티브 록은 강렬한 중독성을 주고 있죠.

더운 여름, 신나는 락음악과 완성도 높은 뮤지컬을 즐기고 싶다면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강추합니다. 몸과 마음, 모두 시원하게 뻥~뚫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