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홍 여러분 안녕하세요~
LIG 7days 마야입니다.
오늘은 역대 가장 티켓팅 하기 힘들었던 뮤지컬 <엘리자벳>에 대해 리뷰를 할까합니다.
사실 뮤지컬 <엘리자벳> 처음에는 안끌렸어요. 왕년에 동방신기 팬이었긴 했지만...이만한 가격주고 볼만한 가치가 있는지.
무엇보다 대작 <닥터지바고> <에비타> 등 뮤지컬 지출에 제 출혈이 꽤나 큰지라...고민을 꽤 하다가
아는 언니가 그러더라구요.
"야, 샤토드가 진짜 대박이야. 뮤지컬 대박. 이건 꼭 봐야돼"
내 팔랑팔랑해진 저는 곧 예매를 하지만 이때 아이돌의 저력을 느낍니다.
시아준수가 나오는 회차가 모조리 매진되어있었던 거죠. 계속 광클하다가
하도 안돼서 예약대기 걸어놓으니 그 다음날 한자리 비었다고 문자가 뿅!
오 제 역대 사상 가장 힘들었떤 뮤지컬 티켓팅이었습니다.
정말 입소문만큼인지 가슴이 두근두근!
뮤지컬 <엘리자벳>은 삼성 블루스퀘어에서 열렸습니다.
시아준수가 나오는 회차가 그리 많진 않은데
이날은 4월 8일 낮, 저녁 공연 모두 시아준수가 맡았더라구요
.
정말 관람객들 절반이 중국인, 일본인.
나머지 절반은 동방신기 팬인듯. 죄다 쌍안경을 들고있던데 오호라.
9만원이란 출혈을 내게 한 뮤지컬 <엘리자벳>
덕분에 9일을 굶었......기는 개뿔.
오늘의 CAST는 가장 인기있는 CAST라고 합니다.
황후 엘리자벳 역의 김선영 씨
죽음 역의 김준수 씨
루체니 역의 박은태 씨! (예상치 못했던 은태씨!)
프란츠 요제프 역의 민영기 씨
대공비 조피 역에 이정화 씨
황태자 루돌프 역에 김승대 씨 까지!
캬! 만족스런 CAST.
01. '죽음'을 실체화 한 판타지와 실존 황후의 사랑이야기
"Mr. 루케니. 당신은 도대체 왜, 황후 엘리자벳을 죽였습니까?"
막이 열리고 교수형 밧줄 아래 암살자'루케니'란 이름을 가진 사내에게 던지는 이 물음, 그리고 그 루케니의 광기로 본격적인 극이 시작된다. 루케니는 "몰라? 그녀가 원했어.........죽음을!" 이라 하며 미친듯 웃으며 그 때 그 당시 죽은 자들을 깨우며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뮤지컬 <에비타>를 본 사람이라면 상당히 익숙한 구성이었으리라.
루케니는 이 뮤지컬의 화자로서 중간중간 뮤지컬에 개입하게 되는데 그가 암살자로서 황후 엘리자벳을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그가 제시하는 이유는 그렇다. "황후는 죽음을 사랑했다는 것"
오스트리아 황후 엘리자벳은 어릴 때부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아이였다. 황실 자체의 교양배우기보단 나무타기를 더 좋아하는 말광량이였던 만큼 집에서도 이 엘리자벳이 황후로 간택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그 언니를 황후 후보자로 밀었는데 황제 요제프는 엘리자벳에게 홀딱 반해버린 상태. 하지만 엘리자벳은 이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죽음'이었다.
죽음을 사랑하다니, 다소 추상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이 연극에선 죽음을 의인화하고 있다. 나무타기 하다가 떨어져 사실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던 엘리자벳에게 반해, 김준수란 배우가 연기한 '죽음'은 그녀를 다시 살려내고 계속 그녀 옆을 멤돈다.
하지만 죽음을 사랑한다는 것은 너무나 역설적이어서 엘리자벳은 황후가 된 이후에 애써 그 죽음을 부정하지만 그녀를 옥죄어오는 황실법도나 황제의 무능력함, 아들의 자살은 그녀를 미치게 한다.
때마침 '죽음'은 "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노래와 함께 그녀를 계속해서 유혹하고......
대략적으로 정리해본 시놉시스다. 처음 뮤지컬 보기전에 얼핏봤을 때 이게 대체 뭔 내용인지 아리송했지만 스토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오히려 너무 단순해서 중간엔 조금 지루해졌다고 할까. 이야기의 흐름이 중간중간 느슨해지는 부분은 다소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배우들 연기나 음악, 무대 그 모든 것이 더할나위 할 것 없이 훌륭했다는 것이 총평.
특히 무엇보다 음악과 무대에 꽤 공이 들어가있는데 드라이아이스와 회전무대로만 엘리자벳과 요제프의 추억의 공간인 궁전 호수를 만드는가 하면 19세기 유럽 궁정복식을 멋드러지게 재현한 의상과 섬세한 무대 장식은 생생하게 몰입을 이끌어냈다.
뮤지컬 엘리자벳의 실제 모델 - 뛰어난 미인으로 유명한 '씨씨'
뮤지컬 엘리자벳은 유럽 최대의 왕실 가문인 합스부르크 왕가의 쇠락해가는 모습과 유럽의 오랜 역사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것으로 뮤지컬 <모차르트> 등을 창작한 독일의 유명한 뮤지컬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첫번째 콤비작품이며 창작 뮤지컬입니다.
실제 이 극의 모델인 엘리자벳 폰 비텔스바흐(Elisabeth von Wittelsbach, 1837~1898)는 실존 인물로 '씨씨'라는 애칭을 가진 황후였습니다. 당시 뛰어난 미모, 패션감각 등으로 인기를 끌었고 19~20인치 허리로 유럽 황실에서 가장 가는 허리...를 자랑했다고 하네요(사..사람?)
시퍼런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 불이 꺼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이끈 엘리자베스 1세와 빅토리아 여왕 급은 아니지만 격동기 유럽 근대사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실제 그녀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 프란츠 요제프 황제(Kaiser Franz Joseph)의 아내입니다. 프로이센 뮌헨의 평범한 집안의 차녀에서 어떤 것도 부러울 것 없는 황후 자리에 올랐지만 실상 그의 삶은 불행하기 짝이 없었죠. 유럽에
서 전통과 격식을 가장 중시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적통으로서 평범한 여자의 삶을 포기한 채 황손의 어머니 '황후'의 삶을 강요 받은 엘리자벳은 1898년 스위스 레만 호 근처에서 이탈리아인 무정부주의자 루이지 루케니(Luigi Lucheni)에게 암살되는 것으로 비운의 삶을 마감합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에서 엘리자벳은 여전히 불멸의 존재입니다. 사망한지 100여 년의 시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인물로 여전히 그들의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 숨쉰다고 할 정도로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로 치면 명성황후 급이라고 할까요? ㅎㅎ
02. 시아준수의 재발견, 역시 박은태, 김선영은 이대로만 쭉~
일단 시아준수, 아니 김준수 씨의 재발견이었다. 단순 티켓파워를 위해 캐스팅 된 게 아닐까 생각을 했지만 이 뮤지컬을 보고 난 후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문득 그가 예전에 열연했다는 뮤지컬 <모차르트>를 보고싶단 마음이 들었으니깐.
아이돌이란 타이틀이 전혀 떠오르지 않을만큼 그가 연기한 '죽음'은 매력적이었다. 의외로 권위적이면서 야성미를 갖춘 죽음이 그의 특유의 쉰듯한 목소리랑 잘 어우러져 그 분위기가 제대로 맞아 떨어진 듯 싶었다.
특히 죽음이 등장할 때 그 소름끼치는 웃음소리나 그가 목소리를 가라앉힐 때의 그 오싹함. 무엇보다 그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캐릭터랑 정말 잘 어울렸다. 왜 매력적인 '샤토드!(Tod=죽음)'하는지 이제서야 알게됐으니. 정말 그야말로 동방신기 시아준수의 재발견이라고 할까. 아니, 이젠 김준수인가.
계속해서 그가 부른 "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와 춤이 떠오른다. 워낙 군무로 유명한 동방신기 출신이었기에, 춤사위가 더욱 돋보였다고 할까. 블랙의상에 슬림한 실루엣이 춤을 딱딱 맞춰 추며 노래부르는데 그 누가 안반하리오.
그리고 시아준수 덕분에 처음으로 뮤지컬 쌍안경 풍경을 구경했다. 그가 나오는 씬마다 사람들은 쌍안경을 들고 집중!
* 다만 이날 목 상태가 조금 좋지 않은지 음정이 중간에 어색하게 흘러간 것은 아쉽다.
엘리자벳 역할의 김선영 씨 역시 워낙 이 방면에선 유명한 DIVA 였기 때문에 큰 걱정이 필요없다. 그 기대만큼 해주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자유를 갈망하는 씨씨의 천진난만함과 황실에서 그 미쳐버리는 황후의 위엄조 있는 목소리톤. "난 자유를 원해!" 라며 엘리자벳의 감정을 잘 표현해주는 그녀는 역시, 뮤지컬 계의 디바.
루케니 역할이 박은태 씨란 걸 뒤늦게 알고나서 쾌재를 불렀다. 능글스러움과 뛰어난 성량과 고운 음색, 무엇보다 온 몸에서 퍼져나오는 그의 광기는 정말 극 초반부터 몰입을 이끌어냈으니. 중간중간 애드립도 훌륭했고 이래서 역시 "박은태" 하는구나. 싶었다. 실제로 박은태 씨는 캐스팅 될때 죽음역할과 루케니 역할 둘다에 적합해 원작자가 꽤 고심했다고.
03. 이미 죽은 것과 다름 없었던 엘리자벳 - 극은 다시 원점으로
애초 극은 루케니에게 "왜 그녀를 죽였냐"라고 심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연극의 끝 역시 루케니가 죽는 것으로 귀결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건데 왜 연극의 시작부터 루케니에게 무려 100여년간 반복된 질문만 해왔던 것이었을까.
그토록 원했던 자유를 되찾았지만 동시에 또다른 피해자를 만든 엘리자벳의 삶은 비극적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사실 어딜가나 흔해빠졌다. 자유로운 영혼을 새장 속에 집어넣어버리면 우울해지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그러한 모티브.
아이러니하게도 오스트리아 국민들에게선 그녀가 상징적인 인물로 회자되고있다고 하니, 차라리 그녀가 '암살당함'으로써 생을 마감한 것이 어찌보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자살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 경우엔 그녀가 오스트리아에서 지금까지 기억을 해주기라도 했을까)
엘리자벳의 마음을 전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인지 뮤지컬 내 46곡 모두 경쾌한 리듬이지만 아주 신나지만은 않다. 어렴풋이 묻어나오는 애절함과 비통함, 분노는 이 뮤지컬의 또다른 감상 포인트다.
"왜 엘리자벳을 죽였나?"
이 질문에 해답은 어찌보면 단순하다. 상징적으로만 존재했던 엘리자벳은 살았지만 산게 아닌, 죽은 인형이나 다름없었다. 뮤지컬 엘리자벳을 통해 조명하려 했던 것은 엘리자벳의 비극적인 삶이 아닌 부와 명예, 그리고 정치적으로 양산된 물질만능주의의 부산물이다. 속 빈 강정이라고 할까.
실제 팩션에 판타지를 가하다보니 정치적 배경이나 역사적인 의미를 따지기엔 부족하지만 인간의 욕망을 꽤나 극적으로 펼쳐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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