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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트렌드

[2014 아카데미] 남, 여우주연상의 주인공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과 '블루재스민' 들여다보기

 

 

요새 엘라 서포터즈 하면서 제가 영화 블로거였던가 하고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됩니다.

아무래도 좋은 것이 있으면 소개 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데

근 두 달간 제 최고의 관심사는 2014 아카데미 시상식이었으므로 이해해주셔요.


남친생각

 

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 상남자와 여장남자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한국 시간으로 3 3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2014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많은 사람이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에서 약간의 이변이 있었다고 하죠? 저 역시 예측이 빗나갔답니다. 아무래도 그 여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모두가 예측하기가 어려웠던 걸로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는 <노예 12>의 치웨텔 예지오프(Chiwetel Ejiofor)나 벌써 후보만 20년째, 여러 번 남우주연상 미역국만 드시고 계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 못 알아볼 정도로 살을 찌우고 완벽하게 캐릭터를 재연한 <아메리칸 허슬>의 크리스찬 베일(Christian Bale), 개봉을 안 해보지 못한 <네브레스카>의 브루스 던(Bruce Dern)까지.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해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받게 되지 않을까 하고 지지했었는데…. 불쌍한 레오 같으니라고.

 

 

이미지 출처: http://www.projectcasting.com

 

 

 수상 : 매튜 맥커너히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후보:

 1. 브루스 던 <네브라스카>

 2.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3. 치웨델 예지오프 <노예 12>

 4. 크리스찬 베일 <아메리칸 허슬>

 

남우주연상의 위너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너히였죠? 매튜 맥커너히 역시 크리스찬 베일처럼 체중 조절을 해야 했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이 20kg을 찌우는 거였다면 매튜 맥커너히는 20kg를 감량해야 했죠.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남우주연상뿐 아니라 남우조연상까지 휩쓸었는데요. 저 역시 남우주연상은 예측하지 못했으나 남우조연상은 확실히 맞췄답니다. 영화를 보기전에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됐다기에 기대했었는데 영화보고 난 후에 …, 딴 건 몰라도 남우조연상은 정말 받아야 된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이 드렉퀸이라고 해야 하나. 여튼 에이즈 걸린 게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자레드 레토(Jared Leto)입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나 죽기 싫어!” 하면서 절규하면서 죽어가는 장면의 연기는 압권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blog.zap2it.com

 

 

 수상: 자레드 레토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후보:

 1. 바크하드 압디 <캡틴 필립스>

 2. 브래들리 쿠퍼 <아메리칸 허슬>

 3. 마이클 페스벤더 <노예 12>

 4. 조나 힐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에이즈, 게이…. 로데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이미지 출처: http://wegotthiscovered.com

 

자, 그렇다면 이 남자배우들이 아카데미를 휩쓸어버린 문제의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까요? (현재 수입사 배급 필름 문제로 상영관 내 화면의 비율이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만, 이에 조치를 취한다고 하니 이해해주시길. :D)

저 역시 사전지식 없이 본 영화입니다. 그저 에이즈 관련 영화이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것만 알고 봤었는데요.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장사하는 데만 정신 팔린 거대 제약회사와 FDA(미국 식품 의약국)에 맞서는 에이즈 걸린 약장수’ 이야기입니다.

루하루 섹스나 마약에 정신 팔려 방탕한 생활을 하는 전기 기술자 론 우드로프(매튜 맥커너히)가 어느 날 갑자기 에이즈 판정을 받게 되고 30일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합니다. 의사가 우드로프에게 혹시 동성간 성관계를 가졌느냐?란 말에 쌍욕을 퍼부으면서 내가 게이처럼 보이냐?” 하면서 발광을 하고 병원을 뛰쳐나갑니다. 피임을 하지 않은 방탕한 성생활이 문제가 됐던 것이죠. 그 후로 그는 로데오를 일체 끊고 자신의 병을 어떻게 하면 치료할 수 있을까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로데오는 아마 남성의 힘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우드로프는 카우보이, 상남자로 나오죠.) 에이즈 판정을 받고 더 이상 성관계를 할 수 없었던 그는 그 좋아하던 로데오에 손을 끊게 되죠.

 

   이미지 출처: http://cornellsun.com

 

이후 에이즈 판정을 받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수많은 환자를 만나고 우연히 남미에서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을 알게됩니다. 그것을 통해 장사를 하게 되죠. 미국 달라스에서 이 약을 살 바이어들을 모아놓은 클럽,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입니다. ,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만 먹으면서 하루하루 죽어가는 날만 기다리던 에이즈 환자에게 일종의 야매 약장수는 신과 같은 존재죠. 그 약을 파는 과정에서 처음엔 호모 포비아에 가까웠던 우드로프가 친한 게이 친구 레이언(자레드 레토)을 만나게 되고 함께 사업을 합니다. 상남자인 우드로프가 게이/호모들에 대한 태도 변화, 에이즈에 걸린 환자들의 애환(주로 동성애자)과 국가와 거대 제약회사에 맞서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영화관 가서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여우주연상우디 앨런표 재치 넘치는 영화 <블루재스민>의 케이트 블란쳇

 

 

 

이번 여우주연상 역시 예측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의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을 생각했었는데 <블루 재스민>의 까칠한 언니를 연기한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이 가져가더라고요. 나름 5번째 오스카에 도전하는 <아메리칸 허슬>의 에이미 아담스(Amy Adams), 연기도 너무 훌륭했지만 왜인지 딴 부문에서 다 쓸어버릴 것 같아 여우주연상만큼은 안 받을 거 같았던 <그래비티>의 산드라 블록(Sandra Bullock), 제가 보지 못한 <필로미나의 기적>의 주디 덴치(Judi Denchi, 영국영화의 레전드로 불리는 배우죠.), 벌써 18번째 노미네이션으로 신기록 달성 중인 연기 천재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의 메릴 스트립 등으로 타 후보도 상당히 쟁쟁했습니다. 영화 <블루 재스민>은 가볍지 않은, 하지만 가벼운 코미디/드라마 영화로 타 작품들에 비해 포스부터 살짝 밀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예상을 가볍게 깨고 쟁취해내더라고요. 역시! 케이트 블란쳇 언니의 짱짱 포스.


홧팅2

 

 

 수상 : 케이트 블란쳇 <블루 재스민>

 후보

 1. 에이미 아담스 <아메리칸 허슬>

 2. 산드라 블록 <그래비티>

 3. 주디 덴치 <필로미나의 기적> 

 4. 메릴 스트립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신데렐라로의 회귀를 꿈꾸는 여자의 이야기 <블루 재스민>

 

 

이미지 출처: http://www.metro.us

 

영화 <블루 재스민>의 경우 상영관이 적어서 당시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관람했었습니다. 소재 자체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가진 한 까칠한 여자의 이야기인데요. 감독 우디 앨런 특유의 냉소적인 재치가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소위 남편 잘 만나서 상위 1%의 여자로 명품을 휘감던 재스민(케이트 블란쳇)하루아침에 땅거지가 돼 남자 복 없는(재스민의 기준에서 보면 한없이 없는) 동생 진저의 집에 머물게 됩니다. 뉴욕의 화려한 삶에서 샌프란시스코의 하류층 삶으로 하루아침에 바뀌게 되는 거죠. 돈 한 푼 없으면서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면서, 명품을 계속해서 휘감고 다니고 그녀의 마지막 자존심인 양 화면에 계속 나오는 버킨백은 냉소의 대상입니다. 한마디로 우아한 마님께서 하루아침에 철없게 행동하는 꼬락서니가 된 것이죠. 현실을 계속 부정하고 계속해서 과거와 같은 삶을 살기 위해 새로운 남자를 만나려고 모진 애를 쓰게 됩니다. 그러면서 계속 하류층의 삶에 만족을 하고 별 볼일 없는 남자를 사랑하는 진저를 한심하게 쳐다보죠.

 

이미지 출처: http://www.reelgood.com.au


영화 <블루 재스민>우울한이란 뜻을 지닌 'Blue' 'Jasmine(여기선 사람 이름이지만 보통 향긋한 재스민을 떠올림)'의 결합이죠. 우울한 재스민이라 한다면 일종의 역설적 표현에도 해당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사람 이름이라면 우울한 여자가 될 것이고 사람 이름이 아닌 향긋한 식물을 가리키는 거라면 역설적인 표현이 되는 것이죠. 이 아리송한 제목처럼 영화도 상반된 두 가지를 항상 교차해서 보여줍니다. 재스민의 삶과 동생 진저의 삶,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허영과 만족. 과거와 현재…. 상반된 것으로 가득한 영화는 케이트 블란쳇의 편집증 연기까지 더해 흡입력이 최고조로 달합니다.

게다가 어~ 이대로 끝나나 싶으면 들었다 놨다, 스토리를 가지고 아예 밀당을 해주시는 앨런 감독 덕분에 지루해질 틈도 없이 영화는 마지막에 허망함을 안겨줍니다. 과거에 사는 여자, 비록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도도한 백조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여자. 어쩌면 현재 여성들이 바라는 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기 삶에 만족하는 진저의 삶이, 흔한 동화책 교훈을 주기 위해서라면, 독자 혹은 관객이 이상적으로 여겨야할 삶이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진저보다는 재스민이 신데렐라로 회귀할 수 있게끔 응원하게 된다고 할까요? 관객의 내면에서도 상반된 감정 교차를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한마디로 상반된, 냉소적 영화라고 하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