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아트의 거장 백남준 탄생 80주년을 맞이하여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가 열렸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보고 듣고 느낄 뿐만 아니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전시물이 많아서 더욱 기대가 되었는데요.
지앤아트스페이스 옆에 백남준 아트센터가 있어 전시회도 관람하고, 도예 체험도 하게되면 좋을 것 같아요.
백남준 탄생 80주년 특별전의 주제는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이었는데요.
이 말은 백남준 선생님께서 1992년도에 쓴 글의 제목이라고 합니다.
'노스탤지어'라고 하면 저는 '향수, 옛 기억' 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그래서 사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까' 하고 기대를 많이 했어요.
백남준 선생님께서는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품게 되는 노스탤지어는 단순히 기억을 끄집어내는 행위와 느낌이 아니라,
마치 타인이 우리에게 주는 피드백 못지 않은, 혹은 그 피드백보다 훨씬 더 큰 깨달음을 일깨워 줄 수 있다고 하여
이러한 글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돌아볼 때 품게 되는 ‘노스탤지어’가 미디어 아트와 만나 어떤 제곱의 피드백을 줄 수 있는지 한 번 관람해볼까요?
경기도민은 일반 관람료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고 하니 이 점 참고하세요. :)
아트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그물망
이곳에 준비된 종이를 말아서 활을 만들고, 그물을 향해 쏘아올려봤는데요.
저는 2013년에 이루고 싶은 소망을 종이에 적고, 활을 만들어 쏘아보았답니다.
관람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에게 소소한 재미와 기쁨을 주네요~
<TV 정원>(1974/2008)
TV정원은 백남준 선생님의 대표작입니다. 열대 숲의 생명력과 비디오에서 나오는 리듬이 주파수를 맞추면서
살아있는 정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TV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글로벌 그루브라는 음악과 춤은 생동감 있는 정원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고 있었습니다.
원시림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전시관 한 쪽이 전부 숲과 모니터로 꾸며놓았는데요.
작품의 스케일이 엄청나서 놀랐습니다.
움직이는 하트영상이라는 작품도 관람할 수 있었는데요.
사람의 마음을 여러 영상으로 표현한게 아닐까 하고 혼자 해석을 해보았어요~
카트린 이캄 & 루이 플레리 <원형의 파편들> 1980/2012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인체구조도를 본딴 작품인데요.
인체의 수학적 비율에서 우주의 질서와 조화의 원리를 찾았던 르네상스 시대의 원형을 16개의 부위로 분할하고
이를 16대 TV모니터를 통해 재탄생시켰다고 합니다.
신체와 영상기계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기법을 사이버네틱 예술이라고 하는데요.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에서도 사이버네틱적인 작품세계를 많이 엿볼 수 있다고 합니다.
백남준 <촛불하나>1989
삼각대 위에 놓인 촛불의 모습을 카메라가 촬영하고
이를 프로젝터로 벽면에 쏘아 여러 잔상을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카메라가 붉은색, 녹색, 청색 이 세 가지 색을 비춰 각각의 화면을 만들었다고 해요.
하나의 실체를 여러 가지의 색과 모양과 크기의 조합으로 나눈 이유가 궁금해졌는데요.
저 나름대로 '하나의 실체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사회현상을 사물로 표현한 게 아닐까?'하고 생각해봤어요.
예술은 해석하기도, 이해하기도 정말 어렵네요. :)
백남준 <즐거운 인디언>1995
모니터 스무 대로 몸체가 되어 있는 인디언이 네온과 전구로 된 머리장식을 두르고 양 손에는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모니터 화면에서는 자동차, 비행기와 같은 운송 수단, 위성, 전화기, 컴퓨터, 디스크 등 통신 매체의 이미지가 연속적으로 지나가고,
인디언은 스쿠터를 타고 있습니다.
백남준 선생님께서는 이 작품을 통해 '이동과 소통의 관계를 드러내는 아이콘들을 조합하면서 서구 중심의 인류 역사에서
타자화되곤 했던 북미 원주민의 문화를 차용함으로써 진정한 지구화에 대해 묻는다'를 표현하고 있다는데요.
이 역시 작품을 보고 바로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해설집과 함께 관람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
백남준, <마르코 폴로> 1993
오른쪽 작품이 마르코폴로인데요.
생화로 가득 채운 자동차에 올라타 있는 마르코폴로를 그리며
서로 다른 문화가 교류하고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묻고자 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달은 가장 오래된 TV Moon is the Oldest TV 1965(2002)
초생 달에서 보름달에 이르는 과정을 12개의 모니터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각각 다른 각도의 조명을 받는 구형의 물체가
초생달에서부터 보름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보이도록 내부회로를 변경한 작품이라 하는데요.
각각 다른 열두 가지의 시간이 동시에 제시되고, 이를 통해 현실적 시공감각을 잃어 명상에 잠기게 된다는
백남준 선생님의 말씀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백남준 <로봇 연작>
2층 전시실에서는 구형 텔레비전으로 만든 로봇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백남준 선생님은 히포크라테스, 데카르트, 슈벨트, 당통 등의 역사적 인물에서부터
배우이자 감독인 찰리 채플린, 코미디언 밥 호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을 로봇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또한 선덕여왕, 율곡 등 한국의 위인들을 로봇으로 만들기도 했다는데요. 백남준 선생님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2층 전시실에는 전시작품 말고도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는 공간이 있어 참 좋았어요.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 관람객들이 이 곳에 와서 한 번씩 작품해설을 참고하고 가시더라고요~
비디오 영상을 틀어주는 공간도 있었는데요. 백남준 선생님이 나오는게 아니라 컴퓨터 시스템, 미디어에 관한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잠시 보다가 그 옆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백남준 선생님이 뉴욕에 거주하고 계셨을 때 사용하거나 전시에 이용했던 유물들이라고 하는데요.
철물 공구들도 많고, 인테리어 제품들도 많아서 하나하나 구경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참여 TV 1963(1998)
백남준 선생님은 음악을 전자 이미지로 전환시켜 보여주고자 시도했는데 '참여 TV'가 그 시도의 결과물입니다.
음향의 증폭을 시각화시켜서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내면 모니터에 여러 이미지가 나타나는데요.
저도 재밌어서 계속해서 마이크에 소리를 내보았는데요. 음향의 높낮이에 따라 색색의 선들이 다양한 모양을 보여주더라구요.
백남준 선생님은 인간과 기계, 자연을 별개로 나누지 않고 각 영역간의 소통을 탐구하는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에 몰두하셨는데요.
작품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백남준 선생님의 예술관이 곳곳에 보여진답니다.
대다수의 비디오 아트 작품은 추상적인 이미지로 표현되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들 수 있지만 스스로 해석해보고,
또 해설집을 참고하면서 '아~ 이런 생각을 하고 이 작품을 만드셨구나'라고 이해하면서 점점 더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요.
백남준 탄생 80주년 특별전은 2013년 1월 20일까지 진행되니 시간이 나실 때 꼭 한 번 들려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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