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율전.01] '의자'라고 부르지 마세요!

 

 

 

 

첫눈에 화려함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는가 하면, 볼수록 매력적인 것이 있죠! 이탈리아 가구가 전자라면 스칸디나비아 가구는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볼매’ 스칸디나비아 가구! 그 중에서도 대니시 모던(Danish Modern)의 거장 핀율(Finn Juhl)의 전시가 대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고해서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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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핀 율(Finn Juhl)의 전시는 칼 라커펠트 사진전을 통해 국내 사설 미술관으로서는 이례적인 수의 관객을 모은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만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핀 율(Finn Juhl)의 가구는 디자인 팬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만큼 사진전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핀 율의 전시를 관람하기 전 알아두면 좋을 상식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핀 율의 가구를 설명하는데 있어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스칸디나비아 가구’ 혹은 ‘북유럽 가구’는 모두 같은 맥락 안에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가구’는 스칸디나비아 제국에 포함되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핀란드 중 주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의 가구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 3개 국가의 가구를 굳이 지리적인 명칭으로 묶어 설명하는 이유는 유럽의 변방이라는 지리적으로 불리한 위치 덕분에 타 지역과 구분되는 독특한 문화를 형성할 수 있었고, 춥고 어두운 기후(*아한대기후)가 그들의 고유한 문화를 발전하고 유지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기후에 관한 이야기로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스칸디나비아 가구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와 배경을 알 수 있는데요!
스칸디나비아 지역 사람들은 긴 겨울 혹한의 추위 속에서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편안하고 따뜻한 실내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주변의 자연물과 패브릭을 적절하게 이용함과 동시에 기능적인 제품을 추구하여 개성이 뚜렷한 그들만의 가구를 탄생시켰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앞서 말했듯 *아한대기후를 띄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는 침엽수림이 분포되어 있어 가구로 쓰일 목재를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무자체가 견고하여 가구산업 발달에 용이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스칸디나비아 가구'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가 가시나요? ...☞☜

*아한대기후：기온의 연교차가 극히 심하고, 여름은 차갑고 싸늘하며, 겨울은 길고 혹한이 계속된다.[출처] 세계의 기후 | 네이버 백과사전

 

 

 

 

덴마크 가구의 거장 핀 율의 전시를 가기 전 핀율의 생애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가야겠죠? 간단히 알아볼까요!? :D

1912년 덴마크에서 직물도매상의 아들로 태어난 핀 율은 어렸을 때부터 예술가의 길을 걷고 싶은 욕심이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회가 격변하던 그 시절 남자가 미술을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버지의 만류로 핀 율은 건축학도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렇게 건축을 공부하던 핀 율은 졸업 후 빌헬름 로리첸(Wilhelm Lauritzen) 건축회사에서 건축일과 더불어 가구디자인을 함께 배우게 되고 자신의 집에서 쓸 가구들을 직접 디자인 하기에 이릅니다. 그런 그가 가구디자이너로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고국이 아닌 미국에서 열린 ‘굿 디자인 전시회’를 통해서입니다. 평범한 기존 가구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건축학도였던 그가 만들어낸 유기적인 곡선과 구조적인 형태를 띤 가구에 처음에는 혀를 끌끌 찼지만, 점점 핀 율의 디자인에 매료됩니다. 이 전시회를 계기로 핀 율은 뉴욕 유엔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 인테리어를 디자인하며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명성을 날렸고 전세계에 덴마크 가구 붐을 일으키게 됩니다.

 

 

 

▼ 핀율이 디자인한 뉴욕 유엔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의 모습

1952년 핀 율이 디자인한 이래로 약간의 보수를 거쳐가며 그의 디자인이 유지되오고 있다.

 

 

 

핀 율의 디자인에는 그의 디자인을 실현시켜준 숨은 그림자가 있습니다. 바로 닐스 보더 (Niels Vodder)입니다. 당시에는 디자이너와 장인의 역할이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핀 율은 자신이 디자인한 가구들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구 장인들을 찾아다녔지만 까다로운 제작과정에 모두들 만들기를 꺼려했다고 합니다. (그의 디자인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는 나중에 디테일컷을 살펴보면 아시게 될꺼예요!) 그러던 중 핀 율은 당대 최고의 가구장인인 닐스 보더를 만나게 되고 비로소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핀 율이 가진 표현의 한계를 무너뜨려준 닐스 보더 (Niels Vodder). 전시를 관람 하시며 그의 장인정신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1940년에 만들어진 핀율의 PELICAN CHAIR는 핀율의 첫!! 작품으로 아름다운 유선형에 높은 완성도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작품은  펠리칸의 부리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든것으로 유명하죠! 처음 핀 율의 팰리칸체어가 세상에 나왔을 당시 사람들은 '지친 바다코끼리'같다고 혹평을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눈에 익숙했던 기존의 형태에서 벗어난 핀 율의 의자가 생소했기때문이겠죠? ㅎㅎ 핀 율의 PELICAN CHAIR는 현재에도 다양한 색상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가격은 $8,764.80...약 천만원.....하하

 

 사실 PELICAN CHAIR가 처음부터 위의 사진처럼 아름다운 형태를 가졌던 것은 아닙니다. 초기에 제작된 팰리칸체어를 보시면 손잡이가 조금더 위쪽에 있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의 모습과 같은 형태에서 다듬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팰리칸체어가 되었답니다.

 

 

▲ 핀 율이 영감을 받았다는 팰리칸과 영감을 받아 만든 그의 PELICAN CHAIR

 

현재 대림미술관에서는 단순히 보는 전시회 이외에도 직접 핀 율의 의자에 앉아볼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전시가 시작된 지난 4월과 5월에는 예쁜 자주색의 PELICAN CHAIR에 앉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답니다!
실제로 앉아보니 앉는 부분의 기울기때문에 체중이 엉덩이쪽에 실리게되는데 커다란 등받이가 이를 받쳐주어 참 편안하더라구요! 심미성과 함께 실용성을 두루갖춘 것이야 말로 굿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100년 넘게 핀율이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1945년에 만들어졌다고해서 이름붙여진 45CHAIR는 의자 등받이 부분을 프레임 없이 제작한 최초의 의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팔걸이를 가진 의자', '근대의자의 어머니'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이 의자는 의자의 등받이가 나무 프레임 위로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바로 이 의자를 본 오다 노리쓰구씨는 온몸에 전율을 느끼고 그 후로 핀 율 작품의 노예가 되셨다고 합니다 ㅎㅎ 전시를 관람하실때 의자의 옆선과 팔걸이 부분을 주의깊게 보시기 바랍니다!!

 

 

 

 

 

핀 율의 작품중 너무나도 유명한 CHIEFTAIN CHAIR (족장의자)... 이름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 작품을 보면 왠지모르게 강인함이라던지 위압감같은 단어가 떠오릅니다. 이 의자는 덴마크 국왕 프레데릭 9세가 핀율의 전시회에서 직접 앉았던 의자로도 유명합니다. 때문에 핀 율은 이 의자를 킹체어 혹은 빅체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핀율이 이 의자를 단 하루만에... 디자인 했다는 것입니다...이런 능력자 같으니라구... 대림미술관에 방문하시면 2층과 4층에서 치프테인 의자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사진으로 보고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대림미술관을 직접 방문하셔서 보시면 이 의자의 '위풍당당'함을 온몸으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CHIEFTAIN CHAIR에 앉아있는 프레데릭 9세

 

▼ 대림미술관에 전시된 모습

 

 

 

 

지금까지 핀 율 전시를 보러가기전 알아두면 좋을 배경지식과 핀 율에 대한 간략한 설명, 가구장인 닐스 보더, 핀 율의 주요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ㅎㅎ 나름 열심히 정리해 봤는데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어요!! 2편으로 이어지는 다음포스팅에서는 '핀 율 전시회를 200% 관람하는 방법'에 대해서 포스팅을 할 예정입니다. 알짜정보만 쏙 모아서 포스팅 할테니 기대해주세요 :) 그럼 조만간 또 뵈어요~!! ㅎㅎ 이미지출처 : google, finn ju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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