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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트렌드

[머니볼] 불공정한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머니볼>

머니볼
감독 베넷 밀러 (2011 / 미국)
출연 브래드 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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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은 주목! 집중의 박수를 짝짝짝!
영화 <머니볼>이 지난 17일, 드디어 개봉을 했습니다. 저는 운좋게도 시사회를 갈 수 있어서 미리 봤는데요.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야구를 모르면 재미없을까?"라는 우려를 할 법도 하지만 그런 걱정은 No, No!



야구를 좋아한다면 더더욱 재밌고 야구를 몰라도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야구경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야구선수들을 스카우트하고 자르는 구단주와 그 과정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영화 속 내에선 야구에 대해 전혀 몰라도 "와~"하면서 탄성을 내며 볼 수 있습니다.
 왜, 꽤 우리나라에서 흥행했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이나 <스키점프>도 우리가 그에 관한 스포츠 지식이 전혀 없어도 감동적으로 볼 수 있었잖아요. 머니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영화와 차이점이라고 하면 앞서 말했듯이 "선수"들에 초점을 맞춘것이 아니라 "구단주"에 초점을 맞췄다고 해야할까요?






"돈이 곧 성적?" 짜릿하게 역전시켜버린다, 머니볼

영화 <머니볼>은 실화에 바탕을 둔 작품입니다. 그 실화가 실제 책으로 편찬됐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이번에 브래드피트 주연으로 만들어진 것이죠.
이름이 <머니볼>이라고 하니 처음엔 '스포츠 토토'같은 건가 했었는데 알고보니 철저한 데이터 분석에 따라 선수를 배치해 승률을 높이는 방식의 이론이라고 합니다. 기존에는 야구 선수의 개개인의 역량과 실력만을 고려해 선수들을 영입해왔죠. 예를 들어 "저 선수는 타율도 좋고 수비도 참 잘해, 흔치 않은 선수야"하고 대충 타율 등의 지표만 보고 서로 스카우트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방식이 아직까지 쓰이고 있는 거죠.


하지만 영화 속 구단인 오클랜드 에슬레틱스는 가난한 구단입니다. 좀 키웠다 싶으면 돈많은 부자구단에 돈이 빼앗기기 일 수 입니다. 그렇다고 몸 값이 비싼 선수들을 영입하기에도 무리가 있는데 여기서 단장 빌리빈(브래드 피트)은 혁신을 시도합니다. 야구라곤 전혀 해보지 않은 야구 오타쿠의 냄새만 물씬 풍기는 예일대생 피터를 영입해 머니볼 이론을 적용시킨 것이죠.


한물 간 선수나, 팔꿈치를 다쳐 포수를 못한 선수에게 1루수로 , 사생활이 문란한 선수 등 그 어느 구단도 관심 없는 선수들을 과학적인 경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저평가 되어있다던가) 그들을 영입합니다. 기존에는 안타율에 의존했다면 머니볼 이론은 포지션에 상관없는 출루율 등을 계산해 '개인 경기'가 아닌 '단체 경기'에 포커싱을 합니다. 

즉, 부자구단은 실력있는 선수들을 계속해서 영입해서 계속 이길 수 밖에 없는 Unfair Game을 과학으로 Fair Game으로 바꿔버리는 혁신적인 이론이죠. 이 머니볼 이론은 그동안 양키즈가 우승 못했던 이유, 우리나라의 경우 LG가 우승 못한 이유를 뒷받침 해주곤 합니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다면 아래의 만화가 최훈씨가 그린 머니볼 만화를 참고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4,000만 달러 vs 1억 2,600만 달러 = Unfair Game

애초 금액부터 게임이 되지 않았습니다. 2002년 시즌 개막 당시 메이저리그의 가장 가난한 구단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지출한 연봉 총액은 4,000만 달러. 이에 비해 가장 부자 구단인 뉴욕 양키스는 그 3배인 1억 2,600만 달러를 썼습니다. 오늘날 스포츠에서 자본이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뉴욕 양키스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는 것이 당연합니다. 부자구단은 소위 몸값이 쎈 선수들을 끊임없이 영입할 수 있고 가난한 구단은 기껏 키워놓으면 타 구단에 빼앗기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해 오클랜드는 103승으로 양키스의 승수와 같은 승수를 거둬 유례없는 역사를 만들어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가난한 구단이 2000~03년까지 4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건데요.


A와 B가 쓴 비용이 3배 이상으로 차이가 났음에도 같은 결과를 냈다면,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이라 할 수 있을까요? 당연 돈을 덜 쓴 쪽이 효율적이란 결론이 나옵니다. 이 돈을 덜 쓴 쪽이 바로 단장 빌리 빈이 속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이구요.


이후 빌리빈은 "천재 메이저리그 단장"으로 꼽히며 2007년 포브스에 의해 최고의 메이저리그 단장으로 선정, 2009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 의해 지난 10년간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가장 우수한 단장 10명 중 한 명으로 선정, 2004년에는 미국 금융 월간지 '스마트머니'에서 미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파워 엘리트 30인에 '경제 금융과 관련없는 사람으로' 유일하게 선정됩니다. 그만큼 야구가 미국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야구 하면 미국이고, 미국하면 야구죠!

 "이래서 야구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영화 속 빌리 빈이 가장 많이 하는 대사입니다. 야구를 사랑하지만, 그가 머니볼 이론을 도입하기 전의 오클랜드 애슬래틱스는 "Unfair GAME"의 Loser 였습니다. 이후 빌리 빈의 딸이 아버지에게 "아빠는 루저~루저~"하며 발랄하게 노래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내면서 동시에 Loser의 의미를 되새겨보게끔 합니다.





빌리빈과 구단 오클랜드 애슬래틱스는 밟아온 수순이 비슷합니다. 오클랜드 애슬래틱스 역시 한때는 메이저리그 우승할 정도로 실력있는 팀이었지만 점점 재정난을 겪으면서 휘청거린 팀이었습니다. 빌리 빈 역시 한때 촉망받는 야구선수였지만 희한하게 메이저리그로 발탁되는 순간 그는 스스로 무너져내리고 맙니다.


그래서 그는 변혁을 시도합니다. 모두가 거부하는 'No'의 변화인거죠. 기존 야구의 틀과 법칙을 넘어서 '통계적 야구'를 도입하려는 '빌리빈'과 '머니볼 이론'은 모두가 거부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대상입니다. 그는 일종의 모험을 합니다. "야구계에서 매장당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머니볼 이론에 그는 변화를 걸어봅니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IT계의 혁명을 일으켰던 故 스티브 잡스와 겹쳐집니다. "No에서 Yes를 이끌어낸다" 빌리 빈은 각각의 야구선수의 타율에만 의존했던 기존 야구계 시스템을, 단체 경기라는 시각으로 효과적으로 배치해 우승을 만들어내는. 야구는 인간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분석할 수 없다는 기존 통념을 흔들어 야구는 과학이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정말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됩니다.
"이래서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